아이티 (Haiti)

Haiti Mission 아이티 협력 선교사님이신 김월림 선교사님께서 선교소식과 함께 중보기도 요청 보내 주셨습니다. 모든 성도님들 함께 기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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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 같지만 그저 잠시 있다 사라져 갈 수 밖에 없는 찰라 같은 세상. 하늘로부터 오는 영원한 주님의 은혜와 축복이 늘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아이티 민족과 저희 가정을 위해 마음을 다해 아파해 주시고 최선을 다해 섬겨 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몇 년 간 끊이지 않는 이 땅의 고난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리고 그들과 함께 어려움의 시간을 견뎌내며 외국인 선교사인 저희에게도 때론 깊은 무력감과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인 것으로 인한 자괴감이 찾아 올 때가 있습니다.

아이티의 한 언론인이 이곳의 참담한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축복의 땅이었던 아이티, 그런데 이 땅이 점점 사람이 도무지 살 수 없는 곳으로 추락해 가고 있다. 과연 이 땅에는 소망이 있는가. 나의 대답은 NO일 뿐이다.”

대통령의 암살 이후 여전히 제대로 정부가 구성되지 못한 채 무정부 상태로 지나 온 오랜 시간들, 갱들이 도시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외출을 하지 못한 채 두려움에 떨어야만 하는 선량한 시민들, 감당하기 어려운 물가 상승과 먹거리를 비롯한 생필품의 부족으로 인해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살아가는 사람들, 기름을 구하기 어려워 암시장을 전전해야만 그나마 약간의 기름을 구할 수 있는 현실, 더 이상 이곳에서 살 수 없다며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외국으로 탈출하는 수많은 사람들. 이 틈바구니에서 이 사람들에게 여전히 외국인인 나는 때론 ‘후우’ 깊은 한숨을 쉬곤 한답니다. 세계의 많은 선교지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왜 나를 이곳으로 보내셨는가. 나는 왜 그 부르심 앞에 반응해 여기에 머물고 있는가. 그러나 믿습니다. 분명 지금은 절망적인 환경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주님의 깊고 신비로운 뜻이 여기에 있음을 압니다. 그래서 기쁨을 펌프질 하며 이 시간을 견뎌가고자 합니다.

그러나 사실 깊이 생각해보면 힘든 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리는 기본적인 생활의 편리함을 누리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 빈번한 납치와 살인 등으로 밖에 나갈 때면 모든 신경이 곤두서고 긴장감이 몰려 오는 이곳. 그러나 이 고립의 땅이 가져다 주는 유익이 있습니다. 고립이라는 환경은 나에게 하나님을 깊이 경험하게 해주는 창문과도 같습니다. 단절 속에서 세상이 보지 못하는 풍성하신 하나님의 마음과 그분의 긍휼하심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으로부터의 고립은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열려진 축복의 시간이며 결핍은 주님의 풍성함과 깊으신 은혜의 자리로 나아가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1. 리틀 파일럿에 모인 부모 없는 고아 아이들과 함께 예배하며 이 땅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시간이 나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어린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내 눈에도 감사의 눈물이 흐른답니다. 언젠가 분명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의 기도를 들어 주셔서 이 땅에 평화가 찾아오고 나아가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이 민족을 바꾸는 리더로 자라간다면 지금의 고통의 시간 정도는 충분히 견딜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와 모두 함께 모여 숙제와 그날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고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습니다. 지독히 가난한 나라에서 바이올린이 사치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저 주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미래의 큰 꿈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고아원이 아닌 행복한 가정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이제는 제법 간단한 곡 정도는 연주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모두 모여 함께 저녁예배를 드립니다. 이 예배시간이 아이들의 공동체를 견고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날 아이들은 새벽 4시면 모두 일어납니다. 모두 함께 새벽예배를 드리고 식사 후 학교에 갈 준비를 합니다. 여자아이들이라 아침에 할 일이 참 많습니다. 머리를 따주고, 교복의 구김을 만져주고, 신발의 먼지를 털고 닦아주고. 번거롭지만 참 행복한 시간입니다. 감사하게도 늦둥이 딸들이 많이 생겼답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 가나안 빈민가 마을은 이미 갱들이 점령한지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그들의 삶이 더욱 고통스럽게 되고 말았습니다. 정기적으로 식량과 물을 공급해 주던 곳인데 이제는 외국인은 물론 외부 현지인까지도 마을 근처에 접근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빼앗을 수 있는 물건이 없는 삶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들을 괴롭히는 세력이 야속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결국 그들에게 갈 수 없어 시내에 있는 곡물창고에 가나안 마을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오면 곡물 창고의 주인이 그들에게 식량을 나누어 주는 식으로 그들을 도울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속히 이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복음에 대해 나누고 삶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그날이 속히 오길 기도합니다.

  3. 코로나 이후 이어진 아이티 치안 불안으로 인해 Stepping Stone 자활 비즈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치안 상황이 괜찮은 날에는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족들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삶의 투쟁을 하는 그들의 모습이 참 눈물 겹습니다. 특별히 이렇게 장사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것이 마음을 짠하게 합니다. 여성은 강합니다. 특별히 어머니들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인지 그 무엇보다 강합니다. 이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이 시기를 견뎌가도록 마음 모아 주십시오.

아이티라는 곳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참고, 인내하고, 견디고, 기다리고, 멀리 바라보고. 스피드가 아닌 스태미나가 필요한 곳이 아이티입니다. 속도전과 단기간에 결과를 내야하는 현대세계와는 전혀 다른 곳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삶의 방식을 살아보니 나름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2023년 초현대사회에서 저도 살아보지 못한 1950년 혹은 1960년대 초반의 삶을 사니 말입니다. 항상 주님께서 때마다 부어 주시는 은혜를 기억하며 최선을 다해 맡겨 주신 시역 감당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해 주십시오.]

1. 속히 이 땅에 주님의 평화가 임하도록(특별히 국제사회가 아이티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오도록)

2. 리틀 파일럿에 모인 아이들을 주님께서 보호해 주시고 필요들을 공급해 주시도록

3. 가나안 빈민촌 사람들이 식량을 얻기 위해 먼 길을 오갈 때 갱들의 위협에서 안전을 지켜 주시고 이들의 필요를 채우는 것이 계속 공급되도록

4. 하나님만을 신뢰하며 믿음의 여정을 멈추지 않도록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존경합니다.

주님의 마음을 담아 아이티에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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